국내 1위 여행기업인 하나투어가 결국 약 2000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을 해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도 그 당사자 중에 한 명인데, 사실 고민이 많이 되네요.
버틴다면 버틸 수도 있는 위치이긴 하지만, 앞 일을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어서요.

아마도 퇴직서에 사인할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최대한 끝까지 기다려 보고 라스트미닛에 결정할 예정입니다.
다른 케이스이지만, 야구 선수들이 FA 때 왜 빨리 사인을 못하는 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회사의 권고사직은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었습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이렇다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 지원금도 작년 11월 부로 끊겼기 때문입니다. 다른 업종의 대기업 직원 숫자에는 못미치지만 그래도 여행업계에서는 2위인 모두투어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직원수가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2020년 2월 초, IMM PE라는 사모펀드가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는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사용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코로나라는 아주 좋은 핑계거리를 찾은 셈이죠.
아무쪼록, 저는 이번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생의 제2의 도약점으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1. 우선 현재 회사에서 통보한 퇴직 조건을 바로 수용하지는 않고, 동료들과 상황을 지켜보며 최대한 협상을 해 볼 생각입니다. 나갈 땐 나가더라도 최소한의 근로자의 권리를 행하고 싶습니다.
2.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유튜브 혹은 제가 추후 설립할 여행 기업이 하나투어를 넘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프로 스포츠에서 타 팀으로 트레이드된 선수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경우를 심심찮게 봤었지요. 그들의 약점을 알기에 더 큰 전투력만 뒷받침된다면 결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는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3. IMM PE와 김앤장 그리고 하나투어 경영진의 정상적이지 못한 해고 수법과 언론플레이를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습니다. 주가 지수에 영향을 미칠까봐, 회사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까봐, 정부와 고객들에게 욕을 먹을까봐, 절반이 넘는 직원의 해고 작업을 사내 인트라넷 공지없이 개별 전화나 메일로 진행한다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지요.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한편으론 더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수많은 언론에서 많은 기사를 내고 있고, 동료 직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네요. 저도 감정적이지 않은 선에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한 번 대응해보겠습니다.
원래, 열성팬이 돌아서면 더 악성팬이 된다고 하잖아요. 제가 악성팬이 되지 않는 선에서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혹여나 하나투어 주식에 관심 있는 분들은 지금부터 분할 매수 하세요. 3월 이후에는 회사 비용 축소 + 백신 개발 등의 이슈로 최소 10만원 정도까지는 회복하리라 생각됩니다. 3년 후 고점에서 엑싯해야 하는 IMM PE의 바람이기도 하고요. 저는 배가 아파서 못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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